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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살아보기 /연극 예술강사 이야기

[특수학급/연극/가면수업] 나의 겉과 속.

by b.r 2019. 10. 19.

이  수업은 내가 자주 참고하는 싸이트 서준호선생님의 '마음흔들기' 에서 가면과 속마음이라는 수업을 참고하여 수정 및 추가한 수업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겉모습과 실제 내 속마음은 어떤지를 가면을 통해 알아보는 수업. 

 

하지만 특수학급의 아이들은 솔직할때가 많다. 때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ㅎ 직설적으로 말하는터라 수업을 하면서 약간 당황하기도 하는 편이기 때문에 수업을 준비하며 아이들과의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다.

 

먼저 아이들에게 가면의 앞. 겉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말들. 내가 보여지는 모습. 

속은 나의 속마음을 적도록 하였다. 

생각했던 것처럼 겉마음과 속마음이 전혀 다르지 않은 ㅎㅎ 친구들도 있었다. 

경찰이 되고싶은 a군 ㅎ 늘 경찰이야기로 수업을 방해한다 ㅎㅎ

처음에는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ㅎㅎ 자신의 이야기를 쓰다가

점점 깊이 들어가면 그 안에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외로운 마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애들아 같이 놀자" 

어떤 학교에서는 특수학급만을 수업하지만 때론 특수학급을 뺀 일반학급만 수업을 할때도 있다. 그럴땐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하는 아이들이 내가 진행하는 연극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오기도 하는데, 스스럼 없이 학급 아이들과 어울리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겉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 소외감을 외로운 속마음으로 쓴것 같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 ..

내가 최고야! 외치다가도.. 
쉬고 싶다.. 힘들어... 

이렇게 겉으로 웃고 속으로 힘들어하는 마음을 드러낸 아이도 있지만, 반대인 아이도 있다. 

깊은 우울증으로 인해 특수학급에 오는 한 아이는. 1학기에는 우울증 약때문인지 잠에 취해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연극수업을 진행하며 관계가 형성되고 표현력이 좋아 칭찬을 많이 받게되자 연극수업에 조금씩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중이었다. 

이 아이는 짜증가 화 ㅎㅎ 그리고 날선 말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하기 때문에 가면에 어떤 글들을 쓸까 궁금했다. 

 

가면을 적고 발표를 하는 시간. 

쭈뼛쭈뼛. 그러나 자신있게 본인이 먼저 발표하고 싶다고 말한 그 아이는 

"미치겠네"는 이 아이의 시그니처 단어 ㅎㅎ

가면의 겉에 평소 자신이 하는 말들을 가감없이 적어냈다. "미치겠네" "시끄러워" "선배면 다냐" "후배가로 해서 내가 봐줘야해?"!! 등등 

 

그리고 그 안에는 "동생들이 귀여워" "같이 놀자"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어" 날선 표현들 속에 숨어있던 속마음들이 쓰여 있었다. 

자신이 썼던 말들을 뱉으며 "제가 평소에 친구들에게 막 대하지만 속마음은 사실 그게 아니에요.. 후배들이면 다 해줘야해?? 라는 말 속에는 동생들이 너무 귀여워라는 속 뜻이 숨어있어요" 라며 솔직한 이야기를 한다. 

순간 수업인것도 잊은 채 울컥. 하는 마음 

그걸 듣는 같은 반 친구들의 표정을 보니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그 친구를 바라보고 있다. 

우린 때로는 말로 내뱉는 단어보다 많은것을 이야기한다. 몸짓으로 표정으로. 

친구들은 이 아이에게 아마 그런것들을 읽고 있었던건 아닐까. :-) 그래도 더 이쁘게 표현해주면 좋을것 같다 ㅎㅎ 

이 발표가 끝나자마자. 또 다른 아이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ㅜㅜ ㅎㅎ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가 끝나고. 

겉으로 드러나는 대사 중 하나. 

속마음 대사 중 하나씩을 뽑아 표현을 하였다. 

 

평소에는 온갖 표현으로 연극시간을 휘어잡던 아이가 이번 시간에는 가면을 쓰고도 아무말을 하지 못한다. 

아마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표현하는것이 처음이라서 그럴수도..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대사를 읊어대는 순간보다. 이런 순간들이 더 연극적이라고 느껴졌다. 

 

이렇게 가면발표를 마치고 

가면을 여러가지 색종이로 꾸미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를 가면으로 만들기. 

가면 완성 후에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 을 쓰고 

"내가 이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를 적게했다. 

쉽게 이해하는 아이도 있었고,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가면을 쓰지 않은 상태로 내가 두려워하는걸 만났을때를 표현하고 

가면을 쓴 채 두려워하는 걸 극복해내는 모습을 연기해보는것으로 가면 수업을 마무리 했다. 

 

바이킹이 제일 두렵다던 B군은 바이킹이 두렵지 않다면???? 두손을 들고 바이킹을 타겠다며 신나게 연기하더니. 

다음부터는 바이킹을 재미있게 탈 수 있을것 같다며 웃었다. ^^ 

 

 

 

 

 

* 특수학급 연극수업?

특수학급 수업은 올해로 두번째, 5년 전 중학교 특수학급 연극 수업을 진행 했었고, 올해는 고등학교 특수학급 수업을 진행 중이다. 

특수학급 수업을 가기전에는 신체적, 지능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만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장애가 없어도 깊은 우울증을 가진 아이들 또는 다른 이유로 학습을 따라가는 것이 어려울때 특수학급에 오기도 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교실에서 다른 학생들과 수업을 듣다가 특정 수업만 특수학급에 내려와서 수업을 듣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원수가 적고, 다양한 아이들이 있으므로 수업을 기획할때 고민이 많았었다. 

내가 가는 학교는 2학년이 한 반 6명. 1,3학년이 합쳐서 한 반 6명으로 2시간씩 블록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1학기에 2학기 수업이 각각 10번씩 진행되고, 담당 선생님께서는 연극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특정 장소와 상황에서 적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업이 진행되면 좋을것 같다는 바램을 말씀해주셨다. 

아이들은 때론 수업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상관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할때가 있다. 표현력을 키워주는것보다 때론 너무 많이 표현하는것을 정리해줘야 할때도 있다. 적절한 상황에 적절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의자를 여러가지 형태로 놓고 장소를 떠올린뒤 그 장소에 맞는 즉흥극을 하는 등. 아이들의 사회성을 위한 수업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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